마스크의 유래를 알고 있습니까?
질문 1. 인류가 언제부터 마스크를 사용하게 되었습니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한 지 어느덧 2년 3개월 가까이 흘렀는데, 코로나 19로 인하여 바뀐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마스크의 착용 유무일 것입니다. 처음엔 갑갑하게만 느껴졌던 마스크가 이제는 일상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니가 연예인이냐?’라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은 마스크를 안 쓰면 ‘니가 연예인이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마스크는 대중화 되었습니다.
코시국으로 인해 필수템이 되어버린 마스크는 인류가 언제부터 사용하기 시작 했을까요?
유해 물질을 직접 흡입하지 않기 위해 입이나 코 등의 호흡기를 막는 방식은 고대부터 있었습니다.
미국의 국립개인보호기술연구소(NPPTL) 연구 결과 호흡기 보호를 위한 마스크는 고대 로마 시대에 납을 캐던 광부들이 공기로부터 산화된 납과 먼지를 피하려고 동물의 방광을 이용한 마스크를 만들어서 얼굴을 가렸다는 자연 철학자인 플리니우스(AD 23~79년)의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것이 오늘날 마스크의 시초가 됐다고 합니다.
당시 전쟁에서 불을 질러 공격하는 화공 방식이 자주 활용됐는데, 불 자체도 위협적이지만 불을 질렀을 때 발생하는 연기로 인한 질식이 화공의 무서움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화공에 대처하기 위해 해면동물인 스폰지로 마스크를 만들어서 코와 입을 가렸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전염병인 페스트(흑사병)가 있습니다. 천재 미술가이자 과학자로 손꼽히는 16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가 화학 무기에서 나오는 독성 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도록 물에 젖은 천으로 입과 코를 막는 것을 권장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의 스케치에서 마스크와 관련된 내용이 나옵니다. 새 부리처럼 생긴 가면으로 전염병 환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복장으로 일종의 방독면이었습니다. 이 새 부리 마스크는 17세기에 흑사병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로 사용했습니다. 당시에는 전염병의 원인이 ‘미아스마’라는 나쁜 공기에 있다고 믿었습니다.
‘미아스마’는 고대 그리스어로 오염이라는 뜻입니다. 호흡기를 ‘미아스마’로부터 차단하기 위해 새 부리처럼 생긴 가면을 뒤집어쓰고, 새의 부리 끝에 소독과 살균 효과를 위해 허브와 약초 등을 잔뜩 집어넣어 ‘미아스마’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습니다. 다만 흑사병은 호흡기 전염병이 아니라 세균으로 인한 감염병이었기 때문에 마스크의 효과가 거의 없었습니다.
현재와 유사한 형태인 천에 끈을 달아 사용하는 마스크 방식은 1836년 영국 의사 줄리어스 제프리스가 발명했습니다. 그러나 방역용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공기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폐질환자들의 호흡을 돕기 위해 발명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프리스가 마스크에 붙인 이름도 ‘호흡기’였습니다. 제프리스의 마스크를 묘사한 그림들을 보면 지금처럼 코와 턱을 모두 가리는 형태가 아니라 입만을 가리는 모습입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마스크가 방역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현대 세균학의 아버지’라고 하는 루이 파스퇴르의 역할이 컸습니다. 파스퇴르는 질병과 미생물을 최초로 명확하게 연결해 전염성 질병의 원인이 병원성 미생물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는 공기 중에서 미생물을 발견했고, 방호용 마스크 이론을 정립했습니다. 마스크를 통해 세균의 전파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1800년대 유럽의 대표적 전염병이었던 결핵, 콜레라, 흑사병 창궐로 1억명 가량이 생명을 잃자 마스크 발명과 발전은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영국, 독일, 그리고 유럽 전체로 발전해 왔습니다. 당시 대표적인 전염병인 결핵이나 콜레라, 그리고 유럽을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흑사병 등의 전염병을 막기 위해 마스크의 발명과 발전이 급격히 이루어졌습니다. 즉, 예방목적으로 마스크를 발명한 것입니다.
스페인 독감을 경험하면서 마스크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19세기 말부터 유럽 의사들이 수술할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는데, 독일에서 최초로 수술시 마스크를 착용하였습니다.
그 이후 유럽에서 마스크가 점점 발전되어, 1899년 영국에선 호흡에 지장을 주지 않는 마스크를 개발했고, 프랑스에선 이를 개량해 천 6겹을 덧댄 형태의 마스크로 발전시켰습니다. 1930년대엔 부직포를 이용한 마스크도 개발됐습니다.
1910년 만주에서 흑사병이 유행했을 당시 방역을 맡은 의사 우롄더(오진덕)는 서양의 면 마스크를 개량하여 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장했습니다. 이때 의사와 군인뿐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1918년 유럽에서는 천으로 만든 마스크로 결핵을 예방했습니다. 이후 스페인 독감(1918년 ~ 1920년)이 발병하여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여 2,50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공기 중의 독성 물질이나 병원체를 막는 방식이 민간에도 널리 퍼졌으며,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쓰는 것이 세계적인 기준이 되었습니다. 1930년대를 지나면서 점점 현대식 마스크의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방독 마스크에 관심이 커졌으며, 2차 세계대전에서는 사망자와 부상자로 전염병 발생률이 높아지자 마스크 사용이 정착되기 시작했습니다.
본격 산업화가 나타난 1960년대에는 부직포, 유리섬유를 활용한 필터와 치과용 마스크가 생겨났습니다.
결국 마스크가 발전된 계기는 전염병의 발발이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무기 및 폭탄 등의 기술이 발전하듯, 전염병으로 인해 공중보건에 대한 체계가 잡히고 인식이 발전해 나갔습니다.
현대 서양 사회에서 마스크는 병원 관계자나 아픈 사람들만 쓴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주로 범죄행위를 할 때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기 때문에 마스크는 범죄자가 쓰는 것이라는 인식도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 되지 않은 서양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외면당하거나 심지어 공격을 받기도 합니다. 환자로 오인 받거나 마스크를 쓴 아시아인에게 다가와 기침을 하고 조롱하기도 합니다. 자신들의 필요로 발명한 마스크를 정작 지금 가장 중요한 시기에 본인들은 쓰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공사 현장에서 쓰이는 분진 차단용 마스크, 의료용 마스크, 황사 등의 미세 입자 차단을 위한 보건용 마스크 등 용도와 쓰임에 따라 다양한 규격의 마스크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염병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빠르게 없어져야 할 존재임은 확실합니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해결되어 마스크 없이 사람들을 만날 그날이 오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