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마항쟁의 정신을 잇다"…부산시민, 새로운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 수호 외쳐

1일 부산역 광장은 거대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과거 부마항쟁의 정신을 계승한 새로운 저항의 물결을 만들어냈다. 이번 집회는 단순한 정치적 의견 표명을 넘어, 부산시민들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다시 일어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개신교계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이번 '부산 구국기도회'에는 국민의힘 박수영·김미애 국회의원, 극우 유튜버 '그라운드 C', 유명 역사 강사 전한길 씨 등이 연사로 나섰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탄핵 반대의 구호를 외치며,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한길 강사는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 12위, 군사력 5위, 제조업 5위, 국력 6위를 달성한 나라"라며 "이런 성과를 이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억울한 탄핵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독재 아래 갇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비상계엄은 언론의 편파보도와 사법부의 불공정을 드러낸 계몽령"이라며 현 정부의 정치적 상황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집회 현장에는 태극기와 '계엄 합법 탄핵 무효', '종북 사조직 판사 척결'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시민들이 모여, "대통령을 석방하라", "헌법재판소는 공정하게 심판하라"는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20대 김모 씨는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이곳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같은 뜻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든든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집회는 부산역뿐만 아니라 역사 내부, 인근 도로와 카페까지 인파가 확산되며 대규모로 진행됐다. 시민들은 평화롭게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고, 경찰은 32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질서 유지에 나섰다. 경찰은 집회 참석 인원을 1만 3000명으로 추산했으나, 주최 측은 5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는 단순한 정치적 시위를 넘어, 과거 부마항쟁의 현장이었던 부산에서 열린 만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시민들의 저항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부마항쟁이 유신 독재에 맞선 부산과 마산 시민들의 분노였던 것처럼, 이번 집회는 새로운 형태의 권위주의와 불공정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강력한 목소리로 해석된다.
또한, 낙동강 전선을 끝까지 지켜낸 6.25 전쟁의 마지막 보루였던 부산의 역사적 의미도 이번 집회에서 강조됐다. 박수영 의원은 "부산은 과거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것처럼,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는 부산시민들이 역사적 사명을 자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주최 측은 앞으로 매주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부산에서 시작된 민주주의 수호의 함성이 전국으로 확산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시민들은 "부산에서 시작된 이 외침이 전국으로 퍼져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라며 강한 결의를 드러냈다.
이번 부산역 집회는 단순한 정치적 시위를 넘어, 과거 부마항쟁과 낙동강 전투의 정신을 계승한 '신부마항쟁'의 서막을 알리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부산시민들은 다시 한 번 민주주의의 최전선에 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뜨거운 함성을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