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4354 신축년 09월 16일(목)

아주 화창한 날씨다. 가을 하늘을 제대로 보여준다. 태풍 '찬투'가 방향을 틀었다. 남해로 거쳐 우리나라로 진입하지 않는다. 대한해협을 지나서 일본으로 향한다.

 

태풍의 방향이 바뀌었다. 덕분에 너무나 맑고 밝은 날씨다. 내일 비 예보가 있다. 우리나라로 향할 때보다 강하지 않은 비가 내릴 게 분명하다. 태풍의 왼쪽에 있는 우리는 큰 비바람은 줄어든다. 늘 오른쪽에 큰 피해를 주는 게 보편적 태풍이다. 태풍 '찬투'는 초강력 수준이라고 예보되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를 비껴서 가니 천만다행으로 여겨진다. 수확기 비바람은 농부들 심신을 멍들게 한다.

 

푸른 하늘과 대조되는 낮게 흐르는 하양 구름이 멋지다. 기온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를 보인다. 가을이 보이는 전형적인 날씨다. 추석 연휴 지나면 곧바로 추분이다. 낮밤이 같은 시간이 된다. 그날부터 서서히 밤 시간이 길어져 갈게다. 배롱나무도 무궁화 역시나 꽃이 사라진다. 때가 되면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것은 사라지고, 새로운 시간을 맞이한다. 그게 자연의 섭리다.

 

가을이 깊어지는 때, 책 읽는 시간도 좋다. 여행으로 나서는 것도 좋다. 가장 좋은 것은 늘 바쁜 스스로에게 '멍 때리는 시간'을 선물하자. 현대인의 전매특허라는 바쁜 일상에서 떨어져 나와서 온전히 쉬는 시간을 가지자. 이 가을날에 스스로가 선물을 준비한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대로 된 '쉼'을 주라. 가을과 어울리는 것이다. 한 번씩은 모든 걸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하다.

 

모두 다 내려놓는 게 쉽지 않다. 이것도 삶의 시간에 꼭 필요한 분야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제대로 쉴 줄을 모른다. 또한, 자신에게 선물할 줄도 생각하지 못한다. 늘 빨리빨리 아니면 음주가무로 몸뚱이를 괴롭힌다. 이것을 떠나선 다른 것을 하지를 못했다. 그런 생각을 내려놓는 연습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에게 제대로 된 쉼을 주는 것을 배우고, 그래서 제대로 쉬어야 한다.

 

여름휴가 때나, 회사가 시간을 주면 일반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라. 무더운 여름, 땀 뻘뻘 흘리며 야외로 가서 텐트 치고 고기 굽고 술 먹는다. 아니면 낚시를 위해 저수지로, 바다로 떠난다. 휴식이 아니라, 피곤에 지쳐서 몸이 찌든 채 휴가라는 시간을 끝낸다. 쉬라는 시간을 회사 다니는 때보다 더 몸을 혹사한다. 이러한 게 휴가나 쉼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가을이 주는 멋진 시간을 느끼는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정말 많지 않다.

 

이번 추석 연휴. 어차피 코로나19 아래서 이동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러니 모든 것을 잊고서 야무지게 푹 쉬어보자. 집 근처에 있는 카페나 도서관 같은 조용한 공간이 좋다. 그런 곳에서 나 홀로 '멍 때리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물하자. 이게 무슨 짓이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굳이 대꾸조차 아깝다. 그냥 지나치고 가만히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려보라!

 

처음 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당연하다.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으니 첫 경험은 어색하겠지. 그러나 부담 없이 그냥 해보라. 거기서 지금까지 휴가와 다른, 여유와 행복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런 여유와 행복은 지금까지 느낀 것과는 전혀 다른 시간으로 자신을 안내하게 된다. 이전에는 느껴보지 않은 삶의 시간으로 스스로를 살찌우는 아름다움을 만나게 되리라.

 

광활한 우주에서 그중에 유일무이한 - 지금까지 알고 있는 한 - 생명 공간 지구의 70억 명 중에 한 사람이다. 이것은 엄청난 행운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우린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이다. 거기에 우리의 삶은 딱 한번뿐이다. 제대로 스스로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으로 이미 족하다. 그러니 그대 자신에게 지금껏 삶을 살아온 스스로에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선물을 주는 게 무엇이 그렇게 어려울까?

 

... 여유로운 시간의 단상. 南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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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論書筆] '멍 때리는 시간'을 선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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