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5(월)
 

박정희이력서.jpg

라일락의 우수(月浦 박정희 지음)


1.

세찬 빗줄기에

떨어지는 우수

5월의 모란은 아린 슬픔을 감추고

소리 없이 지누나


뼈아픈 이별의 순간에

흐느낌 없이 바라보던 그녀의 눈동자

오상의 기개를 가지기엔

너무 지쳐 버렸는가

박꽃같이 순결한 너에게

차마 비애를 주기엔

너무나 속이 비는구나

生命이 있는 者

운명의 화신은 하나의 哲學같이

우리의 주변을 맴돈다.

 

2. 

그녀가 오지 않는다면

나는 이대로

스스럼없이 떠나리라


오직 영롱한 맑은 빛을 향하여

다시 돌아보지 않고 

깨끗이 가오리다


언약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까마득한 날을 

희구하여 왔느뇨


꽃냄새 자욱한 5월의 창변에 

꿈을 머금고 사라진 

그녀와의 추억이 

홍보석 같은 석류알처럼 

애수로워진 어느 날

 

아!

큐피트의 화살은

과녁을 향해 날았더라

이것이 몇몇 해를

쌓아올린 연모의 塔이기에

꼭히

변덕을 감추고 이겨 왔노라

그녀가 오지 않는다면 

다만 이대로

서글픔을 애무하며 

사뿐히 가오리다.

 

3.

노아의 홍수처럼

세찬 구름 대열이

어느덧 산맥을 이루고

그 위로 진홍빛 노을이

사그러지는 조화의 변덕

흡사 북진하는 국군용사같이

보조를 맞추며

힘껏 달리며

승리의 함성을 지른다

구름 속의 노을은 

자취를 감추고 

오직 하이얀 구름덩이가 성을 쌓고 

날렵하게 진을 친다

이따금 파계승의 울부짖음을 

감싸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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