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린시티 51층 건립·초등학교 학습환경 악화에 주민 분노… 축제 형식의 저항 지속
연말의 화려함 속에 가려진 해운대의 심각한 난개발 문제가 시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6일 저녁,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에서 열린 ‘해운대 살리기 공감 문화제’는 주민들의 간절한 외침을 문화적 방식으로 풀어내며 주목받았다.

공감문화제를 주도한 ‘해운대학부모협의회’와 ‘제니스비상대책위원회’는 “부산시와 해운대구청의 잘못된 도시계획으로 해운대는 관광도시로서의 기능을 잃고 있다”며 “주민들이 이를 바로잡기 위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3회째를 맞은 문화제는 주민 발언과 버스킹 공연으로 구성되어 집회의 무거움을 덜어내고, 부산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작곡가 한수성 씨의 공연은 많은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주민들의 목소리, 날선 비판으로 이어져
문정순 제니스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대표는 마린시티 51층 업무시설 건립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부산시가 교통영향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졸속으로 허가를 내줬다”며 “해운대 주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도외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지후 시민공감 이사장은 해원초등학교 학생들이 열악한 학습환경에 처한 현실을 언급하며, “컨테이너 교실과 삼부제 급식을 강요받는 아이들이 바로 해운대 난개발의 희생양”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부산시가 사유지 개발 논리를 앞세워 아이들의 학습권을 방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축제를 넘어선 시민 저항
공연 중 마린시티 주민들은 전단지를 나눠주며 해운대 난개발, 교통문제, 학습환경 문제 등을 알렸다. 이와 함께 부산시장 규탄 서명운동을 벌이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참여한 시민들은 “공연 형식의 집회가 문제의식을 자연스럽게 전달해 좋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문제를 공연과 결합하니 더 이해하기 쉬웠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이런 방식의 공론화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확산되는 문화제, 시민의 저항은 계속
‘해운대 살리기 공감문화제’는 지난 12일부터 매주 목요일 열리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동백섬 일대로 확대될 예정이다. 주민들은 이를 통해 해운대의 도시계획 문제를 꾸준히 알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구할 방침이다.
한편, 마린원PFV와 비에스디엔씨가 추진 중인 51층 업무시설과 73층 실버타운 건립 계획은 더욱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의 저항과 공론화가 부산시의 도시계획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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