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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순의 약선요리] “깊은 잠과 따뜻한 만두국으로 겨울 피로 확실히 풀기”

입력 : 2025.01.10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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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생의 지혜와 보양식으로 건강하게 시작하는 을사년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어둡고 길었던 동지의 밤이 지나고, 새로운 한 해의 빛이 서서히 찾아온다. 예로부터 동지는 가장 긴 밤으로, 사람들은 어둠 속에 숨어 있는 잡귀를 두려워하며 해가 지면 일찍 집으로 돌아가 몸과 마음을 쉬었다. 이는 단순한 속설이 아닌 깊은 양생의 지혜였다.


양생은 몸과 마음의 조화를 통해 건강과 장수를 추구하는 철학이다. 특히 도교의 무위자연 사상에서 비롯된 양생은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삶을 강조하며, 불로장생에 대한 인간의 오랜 열망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도 수면은 양생의 시작이자 끝이다.


도교의 전통 의학서인 『비급천금요방』에는 "마음이 먼저 자야 눈도 잔다"고 기록돼 있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으면 깊은 잠은 불가능하다. 긴장과 걱정을 내려놓고 마음이 잔잔한 물결처럼 고요해질 때 비로소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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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순의 약선요리 : 만두국"

 수면 자세에도 깊은 지혜가 담겨 있다. 공자는 "잠들 때 시체처럼 누워있지 마라"고 경고했다. 이는 천장을 바라보며 반듯이 눕는 자세가 몸에 해롭다는 의미다. 부처님의 와불처럼 오른쪽으로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는 근육을 이완시키고 심장의 부담을 덜어준다. 또한, 소화기관의 원활한 작동을 돕고 몸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중국 고대 문헌 『십문』에서는 "하룻밤을 새면 백날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수면 부족은 몸과 마음에 치명적인 손상을 남긴다. 현대 과학도 이를 뒷받침한다. 수면 중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단순한 수면 유도 호르몬이 아니라 면역력을 강화하고 염증을 줄이며, 심지어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질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새해를 건강하게 시작하려면 깊은 수면과 더불어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는 피로가 쉽게 쌓이고 기력이 떨어지기 쉽다. 이럴 때는 따뜻한 만두국 한 그릇이 몸과 마음에 큰 활력을 불어넣는다.


만두국은 인체의 중초를 보양하고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여 피로를 풀고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다. 무, 소고기, 표고버섯, 생강, 마늘, 약선간장, 만두피, 다시육수를 사용해 만두소를 만들고 만두피로 정성껏 싸서 끓이면 따뜻한 보양식 만두국이 완성된다.


속이 냉한 사람이라면 만두소에 진피와 후추를 추가해보자. 몸을 더욱 따뜻하게 데워주는 효과가 있다. 긴 겨울밤의 피로를 풀고 새로운 한 해를 건강하게 여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을사년 새해, 깊은 잠과 따뜻한 만두국으로 몸과 마음을 돌보자. 밤이 긴 만큼 회복의 시간도 충분하다. 깊은 잠 속에서 몸은 치유되고, 마음은 새해의 희망으로 가득 찰 것이다.


최만순 칼럼니스트 기자 newswal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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