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인사로 채워진 에어부산 임원진에 반발…분리매각 또는 신생 항공사 설립 요구 고조"
에어부산이 대한항공 중심의 인사 개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부산시민이 키운 지역 거점 항공사가 사실상 대한항공의 지배 아래 놓이면서, 부산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가덕도허브공항 시민추진단과 시민공감 등 시민단체들은 20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어부산 주요 임원진이 대한항공 출신들로 채워진 것에 대해 “부산 패싱”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지후 시민공감 이사장은 “이번 인사는 에어부산을 진에어에 통합시키고 인천 중심으로 흡수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며 “16.15% 지분을 보유한 부산시가 즉각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어부산은 지난 1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 출신 정병섭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대한항공의 이익을 위해 지역 항공사가 희생되는 구조”라며 임원진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본사를 부산에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으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지후 이사장은 “통합 LCC 본사가 부산에 유치되려면 부산이 대한항공보다 높은 지분율을 확보해 노선 개발과 운영권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하지만, 현재 구조로는 불가능하다”며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중심의 운영 정책을 고수할 것이기에 본사 유치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분리매각이 좌절될 경우, 부산 주도의 신생 항공사 설립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에어부산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과정에서 부산의 입지와 역할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시와 시민단체의 대응이 지역 항공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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