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어부산 독립 존치하라"… 부산 시민사회, 정부·산업은행·국토부에 강력 촉구

입력 : 2025.03.04 19:13
이메일 글자확대 글자축소 스크랩
  • 가덕신공항 모항 항공사 확보 절실… 대한항공 독점 우려 확산
KakaoTalk_20250304_154826891_03.jpg
부산시민단체들이 에어부산 독립을 위한 기자회견 모습/사진=이승훈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완료된 지 3개월이 지난 가운데, 에어부산의 존치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부산 시민사회는 정부와 산업은행, 국토교통부, 부산시, 대한항공이 가덕신공항을 기반으로 한 지역거점항공사 확보에 대한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릴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 "에어부산, 대한항공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는 산업은행이 사기업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8,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시작됐다"며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사실상 주도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부와 산업은행, 국토부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추진 당시, 통합 저비용항공사(LCC)의 본사를 지방(부산)에 둔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고 대한항공이 산업은행에 공적자금을 모두 상환한 이후, 이 같은 약속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대한항공이 인천공항 중심의 항공 정책을 강화하며 진에어 브랜드를 앞세워 인천 노선을 확대하는 반면,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을 축소하는 행보가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오는 3월 말부터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을 하루 평균 40% 줄이고, 김해~방콕 직항 노선을 폐지하는 대신 인천공항에서 고베 노선을 신규 취항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지역거점항공사 없이 가덕신공항 성공 없다"


시민단체들은 가덕도신공항 개항을 앞두고 지역거점항공사의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에어부산이 그동안 김해공항에서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노선도 감수하며 지역민의 항공 편의를 제공해온 만큼, 가덕신공항 개항 후에도 이를 이어갈 지역 항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까지 장악한 뒤, 에어부산의 경영진을 대거 교체하고 진에어를 중심으로 한 수직 체계를 구축하면서 에어부산을 사실상 하위 브랜드로 격하시켰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부산과 김해공항을 홀대하는 대한항공의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강한 반발을 표했다.


◆ 부산시 역할 부재 비판… "박형준 시장, 입장 밝혀야"


시민단체들은 부산시와 박형준 부산시장의 태도에도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들은 "지난 수년간 지역 시민단체, 언론, 학계, 상공계가 에어부산 분리 매각을 촉구해왔지만, 부산시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형준 시장이 지난 2월 중순 대한항공 회장을 만나겠다고 밝혔음에도, 3월 현재까지 만남 여부조차 불투명한 점을 문제 삼았다. 시민단체들은 "부산시가 수도권 눈치를 보며 대한항공에 끌려다니는 동안, 에어부산은 인천공항으로 이전될 위기에 처했다"며 "박 시장은 지역거점항공사 존치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부산시민들에게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의 2025년 주요 업무계획 140쪽 분량의 문서에서도 가덕신공항 추진 계획은 언급되었지만, 지역거점항공사 존치와 관련한 계획은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들은 이를 두고 "부산시가 지역 항공산업 보호에 대한 의지가 전무함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 "부산시민이 직접 나서야 할 때"


시민단체들은 이제 부산시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의 김해공항 운항 축소에 항의하고, 외항사를 통한 대체 노선 확보를 요구하며, 필요하다면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에 대한 불매운동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 나아가, 만약 에어부산 분리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부산이 독자적으로 신생 항공사 '부산에어(가칭)'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한항공과 산업은행, 국토부의 지역 홀대 정책이 계속된다면, 부산시민들은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부산의 독자적인 항공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성일 뉴스워크 기자 newswalk@naver.com
© 뉴스워크 & newswalk.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0

10996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에어부산 독립 존치하라"… 부산 시민사회, 정부·산업은행·국토부에 강력 촉구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