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탄·찬탄’ 프레임을 넘어서, 유권자의 전략적 진화와 대법원 리스크가 만든 새로운 대선 전선
2025년 조기 대선의 풍향계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라운드에 진출한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의 진용은 단순히 이름의 나열을 넘어 ‘보수 대선구도의 변곡점’을 상징한다.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라는 거대한 정치 사법 리스크와 마주하고 있다.
이번 경선과 재판은 단순한 당내 경쟁과 개인의 법적 고비를 넘어, 향후 대한민국 대선 지형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이다.
■ 탄핵의 강을 건넌 유권자들…보수의 ‘전략적 재구성’
이번 1차 경선 결과는 무엇보다 보수 지지층의 전략적 사고 변화가 두드러진다. 전통적으로 ‘탄핵 찬반’이라는 정체성 프레임에 강하게 묶여 있던 보수 유권자들은, 안철수의 진출이라는 이변을 통해 이제는 본선 경쟁력을 우선하는 합리적 선택에 나섰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탄핵을 둘러싼 감정적 분열 대신, “누가 이재명을 꺾을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보수 내부를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과거 2021년 이준석 돌풍, 2022년 윤석열 후보의 승리를 견인했던 전략투표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 '4강' 진용의 진짜 승부는 확장성
2차 경선은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절반씩 반영한다. 김문수와 홍준표가 전통 보수의 깊은 뿌리를 자랑한다면, 안철수와 한동훈은 중도와 젊은층을 겨냥한 확장 전략의 선봉에 섰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경선에서 과거 ‘윤심’과의 거리 조절이 본선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 후보는 ‘윤석열 시대와의 분리’를, 홍 후보는 ‘거리두기’를,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과의 직접 교류’를, 안 후보는 ‘출당 촉구’를 각각 내세우며 동일한 진영 안에서 정반대의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이 더 이상 ‘한 목소리’의 집단이 아니라, 다양한 결의 보수철학이 공존하는 연합적 대중 정당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 대법원의 시계, 이재명의 운명 그리고 정국의 재편
그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이재명 전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6월 말까지 선고해야 한다.
이 판결이 유죄로 확정될 경우 이 후보는 피선거권을 잃고, 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후보 공백’이라는 초유의 정국에 직면하게 된다. 무죄가 확정되더라도, 본인의 대세론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야당의 결집을 강하게 추동할 수 있다.
즉, 국민의힘의 전략과 이재명의 사법리스크는 동시에 대한민국 정국의 두 축을 이룬다. 그리고 대법원의 시계는 정치일정보다 훨씬 무겁고 정교하게 작동 중이다.
■ 결론: 시대의 전환을 감지한 유권자, 선택은 다시 그들의 몫
국민의힘 2차 경선은 더 이상 ‘누가 더 보수인가’의 싸움이 아니다. 그것은 ‘누가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가’, ‘누가 미래의 민심을 감당할 수 있는가’에 대한 선택의 시험대다.
반면 이재명 전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법원의 판단 앞에서 결정될 것이다. 정당과 후보, 그리고 유권자 모두가 과거의 그림자를 떨치고 새로운 질서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지금, 시대는 조용히 판을 갈아엎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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