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수 경선 격돌] “탄핵인가 충성인가” 김문수 vs 한동훈, 신념과 책임의 정면충돌

입력 : 2025.04.25 06:40
이메일 글자확대 글자축소 스크랩
  • 계엄·탄핵·전과·개헌 쟁점에서 팽팽한 논리 싸움… 이재명 저지엔 한목소리

국민의힘 2차 대선 경선의 하이라이트인 ‘1대1 맞수 토론회’가 24일 열린 가운데, 김문수 후보와 한동훈 후보는 정치·헌법·경제 전반에 걸친 치열한 논리 공방을 펼쳤다. 두 후보는 각자의 철학과 시각을 바탕으로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으며, 격돌하는 주장 속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견제하고 보수 진영의 단일화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KakaoTalk_20250425_063105761.jpg
김문수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후보

 ■ 탄핵 책임 공방… “정치적 배신” vs “공익적 결단”

 

김문수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있어 한동훈 후보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각별했던 사이임에도 탄핵을 주도한 것은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내란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를 공적 책임을 가장한 사적 공격으로 보며 “이재명 후보가 정치적으로 형을 정신병원에 보냈던 것과 다를 바 없다”고까지 표현했다.


반면 한동훈 후보는 “나는 공화주의자이며, 불법 계엄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침묵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저버리는 일”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아버지가 불법 계엄을 해도 막았을 것”이라는 말로 원칙을 강조했고,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한 것이 내가 유일했다”고 주장하며 책임감 있는 공직자의 자세를 강조했다.


■ 계엄령 위헌 여부… ‘헌법적 권한’ vs ‘명백한 불법’

 

계엄령 위헌 여부를 놓고도 양측의 입장은 갈렸다. 김문수 후보는 “계엄은 헌법상 보장된 비상조치였으며, 당시로선 법적 권한 안에서 논의되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국무회의에 불렸다면 반대했을 것”이라며, 계엄 찬성 입장은 아니었음을 분명히 했다.


한 후보는 이에 맞서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린 상황에서 과거 발언은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문제가 있다”며 김 후보의 입장 변화와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위법한 계엄 논의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 전과 논란… 공적 투쟁 vs 법치 훼손

 

전과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은 극명히 갈렸다. 한 후보는 “이재명 후보보다 전과가 많은 김 후보가 법치를 상징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방역수칙 위반, 선거방해 상해 등의 전과가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직선제 개헌을 위한 투쟁과 이재명의 개인적 비리 범죄는 본질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방역 위반 같은 단순 행정벌까지 정치적 낙인으로 삼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김 후보 측은 “이재명 관련 수사에 미온적이었던 한 후보야말로 공정하지 못했다”고 역공을 펼쳤다.


■ 개헌 방향… 국회 권력 견제 vs 대통령 권한 분산

 

개헌 방향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다른 길을 제시했다. 김문수 후보는 “문제는 대통령제가 아니라 국회 독점”이라며 “거대 야당이 국무총리 해임, 국무위원 마비를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 입법 독주를 막는 개헌 조항과 헌법재판관 선출 방식 변경(3분의 2 찬성제)을 제안했다.


반면 한동훈 후보는 “현행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것이 시대적 요구”라며, 자신의 임기를 3년으로 줄여 개헌의 물꼬를 트겠다는 결단을 내비쳤다. 그는 양원제 도입 등 국회의 구조적 개혁을 통해 여야 간 균형을 이루자는 현실적 해법을 제시했다.


■ 경제·사법리스크 진단… ‘기업 옥죄는 법’ vs ‘룰은 지켜야’

 

경제 분야에서도 양측의 철학은 달랐다. 김 후보는 사법리스크를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하며 “기업인을 처벌 대상으로 삼는 문화가 외국 투자자를 떠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 등을 ‘일자리를 앗아가는 법’으로 규정하며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법을 위반한 이들에겐 처벌이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며 원칙론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기업을 옥죄는 법이 되지 않도록 균형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 우파 단일화엔 공감… “이재명 집권 반드시 막아야”

 

토론 막판, 두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동 경계심을 공유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집권은 의회 독재에 이어 행정부 독재가 될 것”이라며 “단일화를 통해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즉답은 피했지만, “이기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했다.


이번 맞수 토론은 한동훈 후보의 신진적 리더십과 김문수 후보의 원로 정치인으로서의 철학이 충돌한 무대였다. 한 후보는 ‘법과 원칙’에 기반한 개혁 비전을, 김 후보는 ‘책임과 도의’를 내세우며 당의 기틀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후보는 치열한 논쟁 속에서도 ‘보수 승리’라는 공통된 목적 아래,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점에서 이번 토론은 단순한 공방을 넘어 숙의의 장이 되었다.

편집장 기자 news1993@naver.com
© 뉴스워크 & newswalk.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0

27507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보수 경선 격돌] “탄핵인가 충성인가” 김문수 vs 한동훈, 신념과 책임의 정면충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