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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K-식품의 글로벌 신뢰 흔들릴 위기…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논란’ 확산

입력 : 2025.05.1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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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고기 성분 포함된 과자에 뿔난 무슬림 사회… 인증기관·한국 기업 전반에 불신 커져

최근 인도네시아 유튜브를 통해 확산된 ‘KMF 할랄인증 로고가 인쇄된 한국산 과자에서 돼지고기 성분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해당 제품에 어린이 캐릭터 ‘뽀로로’가 그려져 있어 신뢰도가 높았던 만큼, 소비자들의 실망과 분노는 빠르게 불매운동과 인증기관에 대한 항의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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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할랄인증 제품/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뉴스 영상 캡쳐

 해당 사안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내 할랄인증 제도를 관장하는 BPJPH(인도네시아 할랄청)에도 비난이 쏟아졌으며, 일부 소비자들은 한국의 인증기관 KMF에 인증권한을 부여한 BPJPH에 인증기관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온라인에서는 “이런 부실한 인증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한국 제품 전반에 대한 이미지 훼손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잘못된 인증 하나로 기업 존폐 위기까지… “인증기관 선택이 운명을 가른다”

 

이번 사태로 인해 해당 제품을 제조한 기업은 심각한 신뢰 추락과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지에서는 해당 브랜드뿐 아니라 한국 제품 전반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어, 진출 기업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과거 자카르타에서 인기를 끌던 피자헛 체인점들도 부실한 할랄인증 논란으로 소비자 불매를 겪으며, 매장의 90% 이상이 폐업하는 사태를 맞은 바 있다. 이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기업의 존폐가 결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내년 10월 17일부터 인도네시아에서는 모든 제품에 대해 할랄인증이 의무화되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에게는 이번 사건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한 번 불신을 받은 기업이나 인증기관의 로고는 현지에서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신뢰받는 인증기관 선택이 관건”… 비인가 컨설팅 업체 난립에 주의 당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할랄인증기관 선정에 훨씬 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한국 내에는 BPJPH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은 기관 4곳(BIC HALAL KOREA, KMF, KHA, KTC)이 있으며, 이 외에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컨설팅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 비공식 업체 중 일부는 고객 유치를 위해 과도한 가격 경쟁에 나서거나, 인증에 필수적인 실험실과 전문 인력을 갖추지 않은 채 엉터리 인증을 남발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기업들이 할랄 인증을 받을 때에는 반드시 다음 항목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BPJPH의 공식 허가(Akreditasi) 여부


▲인증기관 대표자의 이력 및 도덕성


▲자체 실험실 및 전문 분석사 보유 여부


▲인도네시아 샤리아 기준에 부합하는 내부 오디터 운영 여부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BPJPH, 한국 기업에 신중한 인증기관 선택 당부

 

BPJPH(인도네시아 할랄청) 관계자는 “인증은 단지 서류 절차가 아니라 종교적 신념과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한 민감한 사안”이라며,“한 번의 실수로 무슬림 사회의 신뢰를 잃으면, 그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은 반드시 공신력 있는 인증기관을 선택해, 샤리아 기준을 철저히 준수한 제품만을 수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인증 착오가 아니다. 한국 제품에 대한 세계 시장의 신뢰를 흔드는 문화적 민감성과 제도적 정합성의 위기다. 이제는 한국 기업들도 단순한 기술과 품질을 넘어, 현지 종교와 소비자 가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을 기반으로 한 정확하고 투명한 인증 체계 확보에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다.

 

이승훈 뉴스워크 기자 newswal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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