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54신축년 08월 13일(금)
구름이 하늘을 확실하게 덮었다. 덕분에 정말 시원한 아침이다. 비가 예보되어도 애매한 날씨다. 우산을 들고 가는 게 맞는지를 모르겠다. 아침 날씨가 헷갈린다.
어쩌다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기인이 있다. 한 곳에 꽂혀 끝없이 파서 연구하는 이들을 만난다. 그들은 같은 점을 갖고 있다. 자신이 관심을 가진 것에 한번 들면 놓치지 않고 계속 붙들고 간다. 그러니 당연히 그곳에는 전문가일 수밖에 없다. 그런 기인 중에 한 사람 이야기를 살짝 드러내는 생각을 쓸려고 한다. 평범하지 않은 결코 일상적이지 않는 이의 이야기다.
그이는 나와 인연이 있다. 고교 선배이다. 졸업 후 찾아든 회사에서 만났다. 그때 이미 일상적이지 않은 낌새가 있었다. 다른 일상은 각설하고, 그이가 걸은 길에서 갑남을녀가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내놓는다. 부산시 낙동강 끄트머리. 그곳을 우린 하단(下端)이라 부른다. 하단과 명지를 가로지르는 것이 을숙도 하구둑이다. 이 흉물이 낙동강 끄트머리를 흔들고 있다.
그곳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천혜의 생태계이다. 거기 을숙도를 가로질러 막은 게 낙동강 하구둑이다. 예전에는 섬진강에서 재첩이 잡히듯, 낙동강도 재첩 천국이었다. 당연히 갈대는 을숙도의 명물이자,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이고, 새도 짝짓고 부화를 한 천국이었다. 그리고 철새들의 영양 공급처인 낙원이었다. 거기 자연을 가로질러 깨트린 무기가 바로 낙동강 물을 가로막은 하구둑이다.
명지 바닷가 늪지를 매립하는 자연 파괴를 이어갔다. 그런 생태계가 무너진 곳을 찾아들어 생명을 살피고 기록한 이가 있다. 그는 아동문학가이자, 생태연구가인 조무호 작가다. 그이는 낙동강 물이 막힌 그곳 삼각주의 모래벌에서 10여 년 동안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무지막지한 일을 혼자서 해냈다. 그이가 기록한 사진, 영상은 지금까지 학계에서 쌓은 어떤 연구도 따를 수 없는 현실적 자료다.
특히 그이는 그러한 자료를 콘텐츠로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벌레랑 헤벌레' 이 문구는 그가 추구하는 캐릭터이다. 낙동강 모래벌을 떠나서 지금은 김해 진례 작은 마을, 대암산과 비음산 자락인 평지 골에서 곤충과 나비와 더불어 살고 있다. 그이는 여기서도 밤낮을 바꿔서 살아간다. 생물을 살피고 기록하기 위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는 이곳 산골짜기에 10년을 살며 배우고 익히며 기록을 멈추지 않고 있다. 생태학자 조무호. 그만의 정신이다.
그는 지금도 밤을 밝히고 있다. 곤충, 나방 들을 알고자 하는 그이의 열정은 결코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 어둠이 살짝 드리워지는 평지골 계곡 옆은 촬영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이를 보는 건 일상이다. 그런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한 것을 동화로 쓰는 동화작가이다. 지금까지 조무호 작가는 생태연구가, 동화작가로서 강연회를 열었고, 책도 여러 권을 냈다.
온라인 언론사 '뉴스워크'는 조만간 생태연구가이자 동화작가인 조무호를 찾아서 그가 준비해온 곤충도감에 대한 마음과 생태연구가로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게 어떤 진척을 보이는지를 찾아서 상세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 아마 지금까지 누구도 걷지 않은 길을 걷는 조무호 작가와의 대화는 무척 생경한 것을 마주하는 시간으로 열리게 되리라 여겨진다.
... 여유로운 시간의 단상. 南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