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30(화)
 

‘할 말을 해야 법치주의가 바로 선다’라는 제목은 제 개인 블로그에서 약 4년이 되었지만, ‘뉴스워크’를 통해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게 된 것은 올 1월부터였으며, 벌써 한 해가 다 저물어 갑니다. 뉴스워크에서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는 약 500여명의 시청자가 있었으나 지금은 4천명으로 늘어 났습니다. 그동안 시청해 주신 애독자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구독’과 ‘좋아요’는 꼭 눌러 주시면 방송 제작에 큰 힘이 됩니다. 한 해의 마무리를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해의 마지막 방송을 ‘무엇으로 할까?’라고 고민하다가 ‘승려 자승의 자살을 ‘소신공양’으로 사기 치는 조계종은 정신 차리시고, 유인촌 장관은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를 철회하라!’라는 내용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11월 29일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승려 ‘자승’이 분신 자살을 했습니다. 이를 두고 ‘입적이다’ 또는 ‘소신 공양이다’라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불가의 상황을 잘 모르지만 승려 자승(慈乘)이, 공도 많고 말도 많았던 서의현 전 총무원장 이후, 다시 교계를 통합해 낸 총무원장이란 명성이 귀에 익어 큰 인물이었을 것입니다.


종교란, 특정한 종교 일부 외에 인류 역사와 인생사에 매우 선의적인 선도와 공덕을 남기는 게 변함없는 정설입니다. 그 때문에 지구상 3대 종교니, 4대 종교니 분별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불교이고 역사도 깊고, 교리도 명백하게 정립되어 있어 승려들의 생활도 엄숙합니다.


그러함에 교계 최상 지도자급인 총무원장을 젊은 나이에 2대(33대. 34대)에 걸쳐 재임해 8년간이나 수장 자리에 있었다는 것은 통합적 지도력이 큰 공적을 이루었을 것이며, 영광의 관록이기에 근래까지도 교계 영향력이 최상이라 했을 것입니다.


그 시대(1990년대)에 그렇게도 막강했던 서의현 총무원장께서도 2선의 영광 후, 3선에 도전하려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아 영향력을 잃고 승적 박탈의 수모를 겪기까지 했으나, 승려 자승은 그러지를 않고 여력을 탄탄히 남긴 채 영광의 퇴임식을 가졌습니다.

높은 자리에 올라 무리없이 공을 남기고 내려앉아 높은 존경을 받아왔던 지도자가, 불과 2~3일 전까지도 앞으로 할 일거리를 계획하고 발표하고 하면서, 한편으론 극비리에 유서(임종계)를 이곳저곳에 여러 장이나 남기고선, 자장율사가 창건한 고찰 칠장사 요사채를 통째로 불태우는 자화장으로 소신공양(燒身供養)의 놀라움으로 무엇을 교시하려는 도량(度量)이었을지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잘 모르긴 해도 소신공양(燒身供養)이니, 자화장(自火葬)이니 하는 것은 승려 자승이 한 것같은 형식으로 행한 일은 들은 적도 없으며, 옛부터 도력(道力) 높은 고승들이 손가락을 스스로 태우면서 불공을 드리는 인고의 공양이나, 앉아서 임종하는 좌탈입망(坐脫立亡) 등의 기적(奇跡)을 남기는 일은 있었지만, 스스로 다비식(불교 화장식)을 거행하는 것도, 15년 전 쯤에 어느 노승이 기거 사찰 인근의 공터에 장작을 가득 쌓아 놓고 그 장작 위에 누워 거기에 불을 질러서 스스로 다비하여 입적한 일이 있었지만 교계 지도자가 CCTV가 빤히 촬영됨을 알면서 휘발유 통을 양손에 들고 들어가 요사채를 불태우면서 스스로 그러했다는 것은 상상 이상입니다.


이런 입적(入寂)으로 무엇을 가르치거나 주장하려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가 없지만 교계의 주류급 인사들은 암암리에 멧세지를 짐작할 수 있을지 모르나 불가의 사부대중(四部大衆)들도 이해할 수 없을 듯 합니다.


근래 국내 종교 지도급 인사들이 모범을 보이기는 커녕 신도들을 오도하고 국민을 불안케 하고, 국정을 어지럽히거나, 반역적 행동을 일삼는 행위가 자심하여 종교무용론을 담론하거나 냉담자들이 속출하는 지경인데 호국불교 조계종의 큰 별이셨던 어른이 호국할 여력을 파묻고 70세의 나이에 저렇게 열반(涅槃)하심은 참으로 아쉬운 일입니다.


조계종단은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이 경기도 안성시 칠장사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을 ‘소신공양’으로 규정했지만, 참여불교재가연대가 지난 12월 2일 교단자정센터에서 조계종 승려 4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소신공양’이라는 답변은 겨우 6.9%였으며 ‘영웅 만들기’라는 답변이 93.1%로 압도적으로 나왔습니다. 또 ‘자승 승려가 한국 불교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종단 안정과 불교 중흥을 위해 노력한 큰 스님’이라는 답변에 6.2%였으며, “끝없는 정치적 욕망과 명예를 추구한 사람이다”라는 응답이 93.8%로 절대적으로 많았습니다.


교단자정센터는 또 “사찰의 전각을 태우면서 자살한 자승의 자살을 소신공양이라고 미화하는 것은 불자들에게는 삿된 수행을 장려하는 꼴이고, 이교도들에게는 사찰의 방화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자살은 중범죄입니다. 감옥을 피해 가더라도 인생 유죄는 피할 수 없습니다. 자살로 모든 것이 소멸된다면 53만 종의 생명들이 역사하는 지구는 존재할 가치가 없습니다. 


자살률 세계 1위,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높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언론 보도에서도 '자살'이라는 단어 사용을 자제할 정도인데, 불교계 '큰스님'의 극단 선택을 '소신공양'이나 '입적'이란 말로 치장하는 것이 정당합니까? 


만약 조계종에서 자승 스님과 같은 극단 선택에 대해 '소신공양'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수행자 사이에서는 충분히 있는 일", "절대 피안의 세계로 깨달음의 성취를 한 것"이라고 치장한다면, 일반인의 극단 선택을 조장하는 것이 아닙니까? 생명의 가치를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고 일반인에게 전파해야 할 종교가 오히려 잘못된 길로 인도한다는 것이 아닙니까? 개인적 일탈을 소신공양으로 포장하는 것은 한국 불교의 타락의 정점을 보이는 것입니다. 


자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조계종이 공식적으로 '소신공양'이라고 정의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과연 부처가 분신을 요구했습니까? 아니 요구를 떠나서 부처가 지금 다시 온다면 분신을 용인할까요?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불교 교리에서 가장 으뜸가는 것이 불살생입니다. 여기에는 다른 생명을 죽이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 자기 생명도 죽이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내 생명은 내 것이니 내 맘대로 죽여도 된다는 교리가 도대체 불교 경전이나 교리 어느 구석에 나온다는 말인가요?

물론 <묘법연화경>에 나오는 약왕보살의 일화를 들고나와 소신공양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전개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분신자살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더구나 약왕보살은 번뇌로 죽은 것이 아니라 대중의 진리를 위해 보시한 것이고 나중에 다시 화생합니다.이런 '소신공양'이라는 부처의 본래 가르침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뻔뻔한 주장으로 '자살한' 승려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것은 불교만이 아니라 종교 자체를 모독하는 것입니다. 조계종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한 것에 대해 당장 사과하고 대중의 용서를 구해야 마땅합니다. 


‘소신공양’이란 문자 그대로 진리를 위해 몸을 불태워 공양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자승은 자신이 남긴 유서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지극히 개인적인 번뇌로 자살했습니다. 한국의 불교 승려, 특히 조계종 간부로 있는 이들은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고 거금을 주무르면서 문자 그대로 '잘 먹고 잘살고' 있다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알고 있는 일입니다.그런데 그런 조계종 간부의 노른자위 자리인 총무원장을 지내고 여러 비위와 추문에 연루되었던 자승이 자기 몸만 불사르는 것이 아니라 절간을 불태워 가면서 자살하는 경우는 불교 역사만이 아니라 세계 역사에서도 유례가 없을 것입니다.불교의 승려라면 불교 교리의 으뜸인 사성제를 이루기 위하여 팔정도를 모범적으로 실천해야 마땅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그 팔정도 어디에도 분신 자살을 촉구하는 내용은 없습니다. 세상 고통은 모조리 집착에서 오는 것이고 그 집착을, 도를 수행하여 없애야 하는데 그 구체적인 방편이 팔정도, 곧 바르게 보고, 사유하고, 말하고, 실천하고, 생활하고, 정진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그런데 개인적 번뇌를 못 견뎌 분신자살하는 것이 이 팔정도 어디에 들어 있다는 말인가요? 


그런데 진리를 위해 세속의 욕심을 버리고 정진한다고 주장하는 불교의 고위 간부였던 승려가 개인적 번뇌로 자살한 것을, 탄압받는 민중의 종교를 지킨다는 올바른 마음에서 자신을 희생시킨 것을 지칭하는 '소신공양'으로 위장하는 것은 명백한 사기에 가까운 짓입니다. 


기독교는 이미 여러 추문으로 사회에서 ‘개독교’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욕을 먹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런데 불교계에 들려 오는 뉴스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개인적 일탈을 조계종이 조직적으로 ‘소신공양’으로 포장하는 짓까지 저지르는 것은 한국 사회가 얼마나 부패한 것인지 잘 보여 주는 사건으로 역사에 남을 일입니다. 조계종은 정신 차리시기 바랍니다.


지난 12월 11일, 2010년 서울 양천구 국제선센터에서 기도 스님으로 활동하던 중 당시 총무원장이던 자승 승려의 추천으로 조계종 총무원 기획국장으로 인연을 맺었던 동국대 전 교법사 진우 승려는 “자승 죽음은 방화 사건, 조계종 상층부 혀 깨물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2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마련된 자승 승려의 분향소를 찾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자승 승려의 국민 훈장 무궁화장 추서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민훈장 무궁화장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 분야에 공을 세워 국민의 복지향상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국민훈장(5등급) 중 1등급에 해당합니다. 정부는 자승 승려의 한국 불교 안정과 전통문화 발전, 종교 간 화합, 사회통합을 향한 공적을 인정했다고 합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즉시 당장 승려 자승의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를 철회하시기 바랍니다.


문재앙은 분실 자살한 전태일에게 대한민국 최고 국민 훈장 무궁화장을 주고, 윤석열은 방화와 분실 자살한 사람에게 ‘국민 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습니다. 


도대체 국민들이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자살해야 최고 국민 되는 것입니까? 평소 훌륭했으면 살아 있을 때 주던가 하지 왜 자살한 직후에 국민 최고 훈장을 주는 것입니까? ‘자살 공화국’이라고 ‘대책을 세워야 된다’고 하면서 왜 자살을 미화하는 것입니까? 자살한 사람을 최고 국민으로 띄우니 OECD 최고 자살 국가가 되는 것이 아닙니까?


강석종 뉴스워크 칼럼니스트 기자 newswalk@naver.com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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