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4354 신축년 07월 16일(금)

 

구름이 햇볕을 가렸다. 열기가 사그라졌다. 직사광선을 막으니 한층 시원하다. 비 올 때가 됐다. 이때쯤 비가 내리면 기온을 가라앉히는 효과를 만든다. 비 내리길... 

 

어제는 일찍 마쳤다. 덕분에 을숙도를 갔다.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았다. 전시회가 눈에 쏙 들어왔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작품들이다. 다양한 분야 작품을 준비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아니라면 전시회장은 미어터질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작품들은 동양화부터 비디오 아트와 영상작품, 설치 예술까지 정말 다양한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시간을 내어 꼭 찾아가는 발걸음을 가져보자.

 

미술관을 나와 조금 떨어져 있는 을숙도 문화회관을 찾았다. 이미 홍희철 관장과 약속을 잡아놨다. 홍 관장은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의 상임지휘자 출신이다. 또한, 국악 예술인이 양악 지휘를 배웠다. 그래서 양쪽으로 오간다. 이른바 퓨전국악 공연을 자주 보여준다. 그러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로 들어갔다. 이것이 특이한 발걸음을 보인 것이다. 

 

현재 을숙도 문화회관에서 관장으로 취임했다. 올해 1월 4일 첫 출근을 했다. 그가 첫 예술인 관장이 된 것이다. 지금까지 공무원이 순환 보직제로 관장으로 2~3년을 맡아왔다. 연주자, 예술인들이 가진 애로를 충분히 교감하는 문화회관을 만들고자 한다. 그러한 공감 속에 시민들에게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는 길을 걷게 된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 연주자들 삶은 가장자리로 내쫓기고 있다. 알바, 택배원 등으로 삶을 이어간다.

 

특히 지역 문화 행사에서 부산 사람, 부산 연주자가 무대를 서지 못하는 현실에서 어떻게 연주 경력을 쌓을 수가 있나. 부산 문화공간에서 부산 사람, 부산 연주자를 보지 않는 데, 서울 무대에서 볼 수 있겠는가? 정말 부산 공연 무대에서 부산 사람, 부산 연주자를 세워주자. 늘 서울 예술가에게 기회를 줘서 부산 사람, 부산 연주자를 키울 수가 없다.

 

그런 시선에서 을숙도 문화회관이 관장 공개 채용을 통해 능력 있는 부산 예술인을 관장으로 맞이한 일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현재 16개 지자체가 6개 문화회관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금정문화회관은 공개모집 공고를 통해 관장을 뽑았다. 결과는 서울 출신 예술인이 관장을 맡았다. 반년 정도 지난 시간 동안 보여주기 공연이 특히 많다.

 

지역 예술인이 공연 무대 주인공으로 자리 잡지 않아선 기초 지자체가 문화회관을 세운 뜻을 무색하게 만든다. 그곳에 자리를 잡고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이가 그곳 공연 무대에 서는 게 가장 자연스럽다. 거기서 실력을 쌓아서 자신의 예술을 지역주민들에게 보여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뜻이 있다. 그로 인해 지역이 예술인을 키워내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지역 예술인은 을숙도 문화회관을 맡은 홍희철 관장을 주목하고 있다. 닫힌 문을 열어 가장 가까이서 실력 향상에 매진하는 지역 예술인들이 무대 한가운데서 주인공으로 우뚝 서는 시간을 만들어 가기를 응원한다. 서울 공연은 서울 예술인들이 많이 선다. 지역 공연에도 서울 예술인들이 선다. 그들은 곳곳에 설 기회를 많이 가진다. 그러면 지역 예술인들은 어디에 설까?

 

... 지하철 출근길의 단상. 南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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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문화공간에서 부산 예술인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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