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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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4 신축년 07월 18일(일)

 

구름이 끼어있다. 햇볕도 나와 있다. 소나기같이 내리는 비로 인해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한다. 후텁지근한 기운이 있다. 이런 날씨가 무덥다. 낮에 소나기가 올까?

 

어제는 퇴근길에 거제로 갔다. 거제시가 운영하는 거제시 문화예술 창작촌을 찾았다. 그곳은 문학, 미술, 음악 등 순수 예술인들에게 작품 활동을 독려하고 거제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자 폐교를 활용한 곳에 창작촌을 세웠다.

 

2013년도부터 2016년까지는 1년 단위로 계약을 했다. 하지만 작가들에게 더욱 안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도록 2017년도부터 2년 단위로 입주 작가들과 계약을 맺고 있다. 이에 2019년도에 새 입주 작가들과 계약을 맺었다. 3인 이력을 살펴보자. 아동작가 윤일광, 서양화가 조몽룡, 주영훈 작가들이 입주했다. 그중 세필 화가 주영훈 작가와 만남을 위해 장목면 송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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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곳 문화예술 창작촌은 옛 송진초등학교 터이다. 그리고 아프고 시린 역사를 찾는 여행을 어두운 발걸음 찾기로 볼 수가 있다. 이곳은 러일전쟁 전에 일본 해군이 진주하여 송진포 일대에 해군기지를 세웠다. 창작촌이 바로 일제 해군기지 자리였다. 이러한 아파서 지우고 싶은 역사를 찾아다니는 것을 다크 투어리즘으로 불린다. 거제도가 그에 부합하는 곳이 많다.

 

사전 약속을 하고 찾아든 창작촌은 한적한 곳에 있었다. 더구나 코로나19 여파가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만들어 났는지 모르겠다. 운동장은 잡풀로 가득 차 있다. 또한 신사임당과 이승복 상이 화단 터에 여전히 서 있다. 입구와 건물 외벽에 쓰인 문구로 이곳이 거제시 문화예술 창작촌임을 알 수가 있었다. 그만큼 장목면 송진 일대는 조용하고 외진 곳이기도 하다.

 

거제시로 가는 길에는 뉴스워크 정선 편집국장과 윤혜수 기획본부장도 함께 셋이 가는 길이다. 특히 윤 본부장과 주영훈 작가는 친분이 40년쯤 되는 친구 사이다. 덕분에 이번 취재를 할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주영훈 화가는 부산대학교 예술대 미술학과를 나왔다. 학원도 운영하는 세월도 있었다. 그이만의 독특한 세필 화를 찾기까지 힘겨운 시간도 지나왔다.

 

주영훈 화가 작품 세계는 아주 독특하다. 가는 붓이 작은 타원을 수없이 삐치고 덧씌워 만들어 가는 걸 반복한다. 그러니 작업 강도가 대단할 수밖에 없다. 보통 작품을 3~4개월이 걸린다. 대작은 1년을 넘기도 한다. 이처럼 고단한 시간을 지나오며 전업 작가로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 주영훈만이 그려놓는 붓 삐침, 터치라고 할 작법이 그이의 작품 세계를 밝히고 있다.

 

밤바다와 하늘을 그린 작품을 보자. 캔버스에 가까이 다가가면 보이는 게 타원형 곡선만이 무수하다. 거기에 색깔이 다양하다. 보이는 것은 화가의 의도를 떠나서 관객 입장에서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열린 작품이다. 그런데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작품을 바라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제야 화가 자신이 그린 작품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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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보면 밤하늘 빛나는 우주를 보는 듯하다. 그건 추상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하지만 적당히 거리를 두면 작가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처럼 같은 작품으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중성이야말로 화가 주영훈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면 무심코 빨려들어 간다. 작품 앞에 서면 화폭이 밝히는 기운을 올바로 느낄 수가 있다. 무수한 반복 작업이 만든 작가의 영혼까지 보는 듯하다.

 

부산에서 살다, 거제로 온 이유는 어찌 보면 보통 듣는 이야기다. 좋아하는 낚시. 짬 나는 시간에 거제 바다낚시를 자주 왔었다. 지금 세필화로 내놓은 작품들이다. 힘든 시간. 그림도 접고 싶을 때, 낚시를 떠난 곳에서 지금 작가는 활발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삶은 쉽고 편안한 것이 없다. 삶은 만인만색을 그린다고 했다. 누구의 삶도 녹록지 않은 게 인생이지 않겠는가!

 

뉴스워크는 주영훈 작가와 함께 새로운 시선이 필요한 구상을 함께해보고자 하는 뜻을 고민해볼 필요를 느낀다. 지금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다. 주영훈 작가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언론의 임무를 조금이나마 현실로 끌어내는 노력을 할 이유를 찾고자 한다.

 

... 南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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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필 화가 주영훈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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