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4354 신축년 07월 19일(월)

 

밤사이 소나기가 내렸다. 아스팔트 도로가 짙게 바뀌었다. 하늘도 구름을 잔뜩 인 게 먹구름이다. 비가 또 언제 내릴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우산도 없이 나섰다. 요즘 일기는 예측이 어렵다. 그렇다고 매일 우산을 들고 다니기도 뭐하다.

 

몇 년 전부터 장마가 시작될 때는 알렸지만, 끝을 알리지 않는다. 소나기도 예전과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 삶으로 깊게 들이닥쳤다. 하지만 여전히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국제적으로 행동을 하는 곳이 없다. 이쯤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안타깝다. 이미 늦었는데도...

 

많은 사건이 하루에도 엄청나게 일어난다. 그러한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자기 몸이 이상해서 병으로 죽는 것이 보편적 모습이다. 그러나 자신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는 사고로 죽는 이들이 엄청 많다. 그러니 살아가는 자체가 로또 당첨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나! 하기야 태어나는 것부터 행운이 따른 복으로 생명을 안고 세상으로 왔다.

 

지난 주말에 거제도 장목면 송진을 다녀왔다. 사실 이곳은 거제도 최북단이다. 거가대교를 다니기 전에는 가장 외진 곳이었다. 위치로 볼 때, 거제 생활권에서 훅 벗어난 동네이다. 그런데 녹산, 가덕도,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가 생겨 갑자기 요지로 떠오른다. 근처에 드비치라는 골프장도 생겨났다. 그렇다고 주민들 삶이 풍요롭고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생활권의 변화가 예기치 않은 혜택을 주기도 한다. 또한, 애로를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좋고 나쁜 게 뒤섞여 있다. 나타나는 일이 누구에게나 평등하지 않다. 스스로 갖춘 상황이 다르기도 하다. 다른 것이 혜택을 누리는 변수로 작용한다. 그것을 누가 계산으로 상황을 만들어 낼 사람은 있겠는가! 어찌 보면 얻어걸렸다고 보는 게 상식적일 것이다.

 

앞에 이야기했던 기후변화도 마찬가지다. 지구촌이 몸살을 앓는 상황이 다른 어떤 곳에는 열악한 조건을 바꿔주는 행운도 있을 수가 있다. 자연 생태계 전체를 우리들 인간이 안다고 할 수는 없을 테니까. 어느 것이 어떤 변화를 겪는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가 없다. 단지 일어난 상황에서 피해를 줄이는 노력이 바로 인간들이 할 수 있는 최고, 최선의 방향이 될 것이다.

 

사실, 인간이 지구촌을, 대자연을 감당하기엔 여전히 버겁다. 그런데도 막무가내 개발이란 이름 아래 파괴를 이어왔다. 채 200년이 걸리지 않은 시간에 끝냈다. 아마도 인간 누구도 이처럼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지는 몰랐다. 그랬으니 파괴를 멈추지 않은 것이다. 조용한 섬마을 외진 곳은 어린아이들 소리는 사라지고 띄엄띄엄 조용한 노인들 휴식 같은 삶이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다.

 

우리나라 어느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놔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구촌 환경 파괴로 인한 재난도 큰일이다. 거기에 더해 생명의 울음소리가 사라진 시골 마을들은 더욱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이제야 가족 계획으로 산아제한을 했던 잘못 시행한 것에 대한 후회만 남고 있다. 여름철 우기는 자꾸 깊고 심한 흔적을 남긴다. 마치 목동이 거짓말을 계속 이어가듯 자연재해도 깊게 짙어간다.

 

... 지하철 출근길의 단상. 南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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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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