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4354신축년 07월 26일(월)

 

날씨는 화창하기 이를 데 없다. 푸른 하늘 아래 맑고 흰 구름이 가득하다. 기온은 점점 올라간다. 햇볕이 강렬하다. 거침없는 열기가 쏟아진다. 열대야도 와 있다.

 

요즘같이 그늘이 고마울 때가 없다.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때, 땀샘이 활짝 열려 등짝부터 땀을 쏟아낸다. 요즘이야 에어컨 아래로 들어가면 시원하다. 요즘에도 막일하는 분들은 이 더위에도 비 오듯이 땀을 흘리고 일을 한다. 예전 농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쟁기질과 호미질로 드넓은 논과 밭을 일궜다. 거기에 씨 뿌려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려 온몸을 받쳤다.

 

몸을 움직여야 하는 일은 약간 달라져도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이 꼭 농사할 때만 그런 것이 아니다. 현대의 기준이 된 제조 공장도 매한가지다. 직사광선을 피할 수가 있을 뿐, 후텁지근한 날씨를 피할 수가 없다. 대기업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면 그런 환경은 좋아졌다. 또한, 공장 환경이 첨단산업 공장도 사무실과 차이가 없는 근무조건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조업 근무자는 뜨거운 열기와 후텁지근한 날씨를 경험한다. 그래서 근로자, 노동자들은 현대판 노예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이곳만 있을까? 21세기 배달 문화의 상징. 택배원들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막일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시간을 지켜준다. 택배원들의 근무시간은 배달을 끝내야 한다. 요즘 같은 땡볕이 내리쬐는 날씨에는 막일꾼, 근로자, 노동자, 택배원. 모두가 힘겹다.

 

이런 날씨에 곁의 당산나무 같은 큰 나무라도 있으면 좋다. 그늘도 있고, 바람이 길을 열어주는 곳이다. 그 아래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면, 그곳이 천국이다. 담배 한 개비 물고 공허한 시선을 하늘로 가져가는 때, 휴식은 꿀맛일 수밖에 없는 것. 모두 열심히 삶을 살아가는 시간에도 잠깐 한숨을 돌리는 휴식은 꼭 필요하다. 더구나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더욱 그러하다.

 

많은 회사가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다. 아마도 이번 주말부터 혹은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휴가 시간을 가질 것이다. 열악한 코로나19 상황이지만, 많은 사람은 휴가를 떠날 것이다. 델타 변이라는 전염력이 강한 개체가 흔드는 때, 휴가철이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쉽지 않다. 이 시기를 어떻게 지나가느냐에 따라 우리 방역은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쉬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휴식없는 노동은 수많은 부작용이 나온다. 거기에서 가장 무거운 게 바로 사람 목숨이다. 인명사고를 마주하게 된다. 사람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넘어서면 안전사고가 급격하게 늘어난다. 이것을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휴식이 짬짬이 필요한 이유다. 그리고 열심히 일한 모든 근로ㆍ노동자들에게 휴가를 주는 것이다.

 

그늘은 그런 쉼을 만드는 가장 원천적인 공간이다. 그늘에 앉으면 사람들은 다들 일상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느낀다. 그 자유스러운 느낌은 나무 아래 그늘이 주는 하나의 영감이다. 일하는 것과 운동이 다르다. 이것처럼 우리들 인간은 여러 가지 복잡한 시간을 살고 있다. 그늘에서 쉬면서 잠시 멍을 때리는 게 몸과 마음이 쉬는 가장 중요한 때이다. 다른 이들은 담배 연기를 하늘로 날린다.

 

... 출근 전의 단상. 南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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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論書筆]그늘은 쉼을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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