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2(월)
 

사당화를 중단하라구요?


사람의 말은 나름의 귀소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 가는 연어처럼 헤엄쳐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려는 무의식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냥 흩어지지 않습니다. 돌고 돌아 어느새 말을 내뱉은 그 사람의 귀와 몸으로 되돌아 옵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말에 품격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사회적 지위가 올라감에 따라 말에 품격이 있어야 합니다.


품격이라는 말은 품성과 인격을 줄인 단어입니다. 수준이나 등급을 의미하는 한자 ‘품(品)’을 보면 ‘입 구(口)’라는 한자 세 개가 모여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그 사람의 품격이 드러남을 의미합니다.


지난 2월 13일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사당화를 중단해야 한다”며 “여당을 주머니 속 공깃돌처럼 여기는 당무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는데, 듣는 제 귀를 의심하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25일 박홍근 더불당 원내대표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당 대표 불출마 선언에 대해 “윤석열 사당화를 위한 장애물이 마침내 걷혔다”며 “집권 여당은 이제 국민의힘이 아닌 윤심(尹心)의 힘이 된 셈”이라고 말했으며, “전당대회는 윤심(尹心) 지명대회이자 답정너 충성대회의 민낯만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169석이라는 압도적인 의석수를 가지고서, 당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개인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호위무사처럼 방어하고 있는 정당이 '사당화'를 운운하고 있습니다.


기소시 당직을 정지한다는 당헌 80조의 개정을 강행하고, 무슨 속셈인지 뻔한 1월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열었던 정당이 '사당화' 중단하라고요? 


이재명 대표 검찰 출석 때 소속 의원, 당직자들이 떼로 몰려가는 행태야말로 ‘이재명 사당, 방탄 정당’ 아닙니까?


작년 6월 지선에 민주당의 홍영표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출마에 대해 “위험한 생각”이라고 비판했으며, 작년 6월 지선에 패배한 이후에 민주당의 홍영표 의원이 이재명 대표를 향해 뭐라고 한 줄 벌써 잊었습니까?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 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고 말했습니다. 


김종민 의원 역시 “이재명, 송영길 두 분이 대선 한 달만에 출마한 게 (패배에) 결정적이었다”고 직격했고, 고민정 의원도 “이재명 고문에 대한 비판을 앞으로 적극 개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부분을 윤 대통령을 언급하며 비판했습니다.


지금 국민이 정치에 요구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 아닙니다. 


진영 정치에 대한 성찰과 이를 극복할 정치 개혁 방안이고, 비난에 앞서 스스로를 성찰하는 자세입니다. 


박 원내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판결을 비판하기 전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사과하고, 민생과 협치를 말하기에 앞서 장외투쟁 중단을 선언했다면 국민의 공감을 받았을 것입니다. 


검찰권 남용을 비판하기 전에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말하고, 친일 외교를 언급하기 전에 과도한 반일 감정 부추기기로 국제 관계를 악화시켰던 지난 정부의 잘못을 성찰했다면 국민 모두의 박수를 받았을 것입니다. 


더불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말한 ‘사당화’, ‘사법 정의 무시’, ‘민주주의 위기’를 말하는 건 아이러니이며, 민주당을 사당화해 이재명 대표의 방탄 도구로 전락시킨 것은 잊었습니까? 


그리고 민주주의 훼손은 사실 더불당이 집권시절 훨씬 더 훼손한 것이 아닙니까?


또한 박홍근 더불당 원내대표는 “정치는 실종되고, 사회는 분열되고, 자유는 위협받고 있습니다. 위기의 대한민국,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의 원인은 이재명 대표 아닙니까?


작년 10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 연설이 더불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것은 야당이 대통령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입니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듣는 것은 선택이나 재량 사항이 아니라 국회의 의무인데, 민주당의 시정연설 거부와 본회의장 앞 ‘이재명 구하기용’ 피켓팅은 민주당의 ‘이재명 사당(私黨) 선언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입니까? 


원내 1당 대표의 품격이 겨우 이 정도입니까? 분열의 정치를 극복하기 위한 원내 1당 대표의 품격이 필요한 때입니다. 


일찍이 맹자는 “無羞惡之心 非人也(무수오지심 비인야)”라고 설파했습니다. "부끄러워 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정치 지도자는 국민에게 버림받는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입니다.


전체댓글 0

  • 34125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사당(私黨)화 좋아 하시네,"검찰 출석때 누가 떼로 몰려 갔노!!"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