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아시타비’를 알고 있습니까?


지난 2월 16일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아시타비’나 ‘시정 농단’ 등의 표현을 사용해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여기에서 ‘아시타비’가 무슨 뜻일까요?


먼저 ‘내로남불’이라는 말의 뜻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내로남불’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로 이중 잣대를 비판적으로 일컫는 우리나라의 신조어로 정치권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자성어라고 오해할 수 있는 이 단어는 1996년 신한국당의 박희태 국회의원이 공적인 자리에서 처음 사용한 이후 정치권에서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비판 등에 널리 사용되었으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등 일상에서 활발히 쓰이는 말입니다. 


하지만 “내가 하는 연애는 로맨스, 남이 하는 연애는 스캔들”이라는 말이 이미 1980년대부터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를 단축시킨 것 같습니다.


이 말은 똑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과 타인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중 잣대를 가진 사람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즉, 남은 비난하지만 자신에게는 너그러운 사람을 말합니다.


그동안 국민들은 “내가 하면 예술, 남이 하면 외설”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 썼습니다. 이 말을 네 글자로 줄여서 사용하다 보니 어떤 사람들은 내로남불이 사자성어인 줄 잘못 알고 내로남불의 한자를 검색해 보기도 하지만 당연히 있을 리 없습니다.


이 ‘내로남불’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가 바로 ‘아시타비’인데, 원래부터 있던 사자성어는 아닙니다.


2001년부터 「교수신문」이 매년 12월에 연말 기획으로 사자성어를 발표하는데, 한해 동안의 대한민국 사회상을 반영하는 사자성어를 전국 대학교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하고 있습니다.


교수신문이 2020년 12월 20일, 2020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채택되면서 만들어진 신조어인데, 원전(原典)이 없는 신조어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것은 2020년이 처음입니다.


교수들은 선정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모든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고 비난하며 헐뜯는 싸움만 할 뿐,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사람들의 이중잣대를 풍자하는 말이며, 남은 비난하면서도 자신에게는 너그러운 상황을 빗댔습니다.


모름지기 성인이 되려면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너그러워야 합니다. 굳이 성인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렇게 사는 사람은 주변 사람에게 큰 영향을 끼치며 모범이 되는 법입니다. 그러나 이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정치인, 언론인, 검찰, 사법부, 가진 자들의 모습 때문에 2020년의 국민들은 더욱 극심학 마음에 피로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에게도 이런 모습은 많습니다. 특히 인격 완성이 덜된 사람일수록 그 정도가 심합니다.


‘아시타비’(我是他非)는 ‘아’는 나와 우리를 뜻하는 ‘나 아(我)’, ‘시’는 옳음을 뜻하는 ‘바늘 시(是)’, ‘타’는 타인과 다른 사람을 뜻하는 ‘타(他)’, ‘비’는 ‘그르다’는 의미를 가진 ‘아닐 비(非)’라는 한자어를 사용합니다.


‘아시타비’의 뜻은 내가 하면 옳고 상대가 하면 틀렸다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꼬집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시타비’는 같은 사안도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내로남불’의 뜻을 한자어로 번역해 새로 만든 신조어입니다. 여기서 ‘내로남불’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줄여 이르는 신조어로, 똑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과 타인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중 잣대를 가진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 대해서는 어떠한 해명이나 반성도 없다가, 상대방이 같은 사안으로 문제시 될 때에는 비난만 앞세우는 태도를 말합니다. 객관적이고 엄정한 판단은 결여된 채 상대방의 결점을 들추어내는 것에만 급급한 경우, 특히 정치계의 이권 다툼을 두고 비유하여 많이 쓰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의 정치적, 이념적 갈등이 극심해 자기편이면 무조건 옹호하고 상대편은 따져 보지도 않고 무조건 공격하고 폄훼하는 잘못된 세태가 아시타비 사자성어가 만들어진 이유이며, 유래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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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타비’(我是他非)’를 알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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