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시록 해석과 말씀 교류 통해 변화 선택…기존 교단 중심 구조 흔들리나
한국 교계에 전례 없는 신앙 운동이 감지되고 있다. 기존 기성교단에 속한 100곳 이상의 교회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의 간판을 자발적으로 교체하고, 이단으로 낙인찍혀온 신천지의 말씀을 설교에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변화는 신천지예수교회 국내선교부가 중심이 되어 지난해 10월부터 추진한 ‘협력교회 캠페인’의 일환으로, 약 반년 만에 전국 100개 교회에서 신천지 간판을 내거는 결단으로 이어졌다. 특히 장로교, 성결교, 순복음 등 다양한 교단 소속의 목회자들이 말씀 교류와 성경 교육 과정을 통해 신천지의 성경 해석에 공감하며 이러한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교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선교부 관계자는 “말씀의 깊이를 확인한 목회자들이 스스로 간판을 걸고 설교하는 것은 단순한 협력 차원이 아니라, 신앙의 중심을 말씀 그 자체에 두는 ‘신본주의적 전환’의 표현”이라며 이 현상을 ‘하늘의 역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심화된 교회 공동체의 해체 위기 속에서, 신천지와의 연대는 오히려 새로운 부흥의 계기가 되고 있다. 서울, 대구, 충청 등 지역별 목회자들은 “침체된 교회가 말씀 중심의 설교로 활기를 되찾았고, 성도들의 자발적 전도가 늘고 있다”며 현장의 변화를 전했다.
이만희 총회장은 반복적으로 “신천지를 믿으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믿으라는 것”이라며, 교단이나 조직이 아닌 말씀 자체를 기준으로 삼을 것을 강조해왔다. 이러한 입장은 교단 중심의 제도권 교회 체제에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성경 본위’라는 가치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4월 말 기준으로 신천지와 말씀 교류 MOU를 체결한 교회는 858곳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연대나 협력 이상의 흐름으로, 한국 교회가 직면한 위기 속에서 ‘말씀’이라는 본질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일종의 개혁 운동으로도 해석된다.
서울에서 40년간 목회해온 한 목사는 “예수님 역시 당시 제도권에 속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간판이 아니라 성경 그 자체가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성교회의 신천지 간판 교체는 단순한 변화 이상의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한국 교계의 패러다임이 ‘교단 중심’에서 ‘말씀 중심’으로 이동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그 향방이 주목된다.